수기

수기 [태국 여행기] Joy 와 June의 풀꽃 같은 여행 - 18

  • 공감만세
  • 2014-06-19
  • 5729

글_조이/ 사진일부_공감만세

 

2014.1.20() 치앙마이 동물원으로!

태국에 와서 Baan Chan에서 가까운 시장이나 동네 나들이 그리고 보상(Borsang)마을로 놀러 가는 일 이외에 썽태우를 타고 30분 이상 멀리 나가야 하는 경우엔 항상 우리의 친절한 친구 피요가 가이드를 해 줬었는데 오늘은 피요 혼자만의 휴식을 취하게 해 줄 겸 준이와 나, 단 둘이서 한 시간도 넘게 걸리는 장거리(? 우리에게는) 모험여행을 하루 동안 다녀오기로 결정했다. 장소는 준이가 즐거워 할 것 같은 곳으로 치앙마이동물원(Chiangmai Zoo)으로 결정! 우리가 있는 곳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곳으로 치앙마이 대학과 아주 가까운 곳에 있다.

 

단 둘이서 다녀오겠다고 말하니 피요가 무척이나 걱정스런 표정을로 우리를 한참동안 바라본다. 나에겐 태국 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휴대폰도 없다. 다행히 한국에서 치앙마이시내 세부지도 한 장을 인쇄해서 가져간 것이 있어 지도를 놓고 피요가 가는 방법을 세세하게 설명해 줬다. 먼저 흰색 썽태우를 타고 와로로마켓(Waroros Market)에 내려서 골목을 따라 가서 빨간색 썽태우를 갈아타는데 (치앙마이시내 외곽은 흰색 그리고 시내는 빨간색 썽태우가 다니며 요금도 시내가 더 비싸게 받는다.) 외국인이라서 바가지를 씌울 수도 있으니 흥정을 잘 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해 주고, 운전기사가 영어를 못알아 들을 수도 있으니 태국어로 직접 보여주라고 피요가 지도 빈 공간에 태국어로 뭐라 써준다.

 

둘이만 잘 다녀 올 수 있을까 하고 마음속으로는 한 걱정을 하면서도 그 동안 태국에서 지내다 보니 사람들이 다 친구처럼 느껴졌고 또 치앙마이가 안전하다는 사실을 알기에 모험을 강행하기로 했다.

 

먼저 흰색 썽태우를 타는 곳까지 우리를 오토바이로 데려다 줬다. 항상 긴장감 없이 여행을 하던 내가 온 몸의 세포가 100% 살아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자유로운 영혼 준이는 평소처럼 느긋해 보인다. 중간 중간에 썽태우는 손님을 한 둘씩 태워가며 목적지를 향해 간다 썽태우는 우리나라의 대중교통 버스처럼 그런 역할을 한다 단지 차 앞뒤에도 목적지가 어디라고 씌여진 사인보드는 없다. 열심히 운전기사를 붙들고 물어봐야 한다. 차안에서도 나는 손에 지도를 들고 현재 위치가 어딘지 두리번 거리면서 확인을 한다. 시장이 보이는 것 같아서 아마 내릴 때가 된 것 같은 데 우리나라처럼 안내방송을 해 주거나 정거장표시를 해 둔 것도 아니라서 불안감이 점점 고조된다. 이럴 때 옆자리에 앉은 아줌마에게 물어보는 것이 현명한 일이다. 다행히 옆에 분도 같은 곳에서 내린다고 하니 다행이다. 보통 썽태우를 타면 젊은이들은 영어로 대충 소통이 되는데 나이드신 분들과는 소통하기 힘든데 다행히 조금 알아 들으신다. 우리가 내린 장소에서 빨간색 썽태우 타는 장소가 조금 떨어져 있다고 설명을 들었는데 도대체 어디란 말인가! 다시 아까 그 아줌마를 붙들고 다시 물었다. 동물원을 가려는데 어디서 타야 하느냐고! 친절하게도 빨간색 썽태우 타는 곳으로 우리를 좀더 걸어가서 데려다 주신다. 정말 고마웠다.

 

다음은 운전기사님과 가격흥정에 들어갔다. 내가 알고 있는 가격보다 조금 높게 부르신다. 다시 흥정! 표준요금으로! 월요일이라 그런지 동물원쪽으로 가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인지 썽태우에 몇 사람 밖에 타지 않았다. 일단 여기까지는 성공한 셈이다. 정확하게 동물원 앞에서 내리면 끝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니 사람들에게 말도 걸어서 물어도 보고 사람사는 속으로 깊숙이 들어온 느낌이 들어 재밌기도 하다.

 

드디어 영문으로 치앙마이대학이라고 씌여있는 큰 입구가 보인다. 지도상으로 보면 바로 그 다음이 동물원이다. 그 다음 내릴 곳, 동물원 입구가 보인다. 목적지까지 무사히 도착한 것에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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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에서 티켓을 구매하고 들어가는데 입구 왼편에 코끼리의 코에서 물이 뿜어져 나오게 만든 분수가 시원하게 우리를 반긴다. 평일이라 그런지 사람이 많지 않아서 한가로워 보여 좋다.

 

앵무새도 직접 만져보고 팔뚝에 올려본다. 너무 무겁다고 사진만 찍고 내려놨다언덕을 조금 오르니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은 작은 정원이 보인다그런데 나무모양에 조각을 해 놓은 모습에 눈길이 고정!  윗쪽에는 여러 가지 동물들의 모습들이 보이고 나뭇가지는 기린의 목으로 표현을 한 것이 인상적이다아랫쪽에는 인간들과 자연이 어우러진 모습이 보인다.  설명을 해 놓은 안내글은 없었지만 동물원의 모습을 모두 담아놓은 듯 정말 섬세한 예술작품으로 보였다.

 

하마에게 먹이도 한바구니 사서 직접 먹여주니 무서웠지만 재밌는 경험!한 바구니에 10바트(Baht)(한화로 300원 조금 넘는)하는 하마를 위한 먹이, 직접하마를 타 볼 수 없으니 가짜하마를 타보는 기쁨을 잠시 맛본다잠시 쉴 수 있는 벤취도 자연그대로의 나무를 조합시켜 아기자기하게 만들어 놓았다.

 

기린에게 가까이 가서 만지고 바나나도 먹여주고 이야기(?)도 나누고 커다란 우리 안에 기린을 비롯해 타조같은 조류들, 사슴종류들도 함께 어우러져 있는 것이 자연 그대로의 모습같아 보기 좋았다.  코끼리에게도 다가가 만져보고 (처음엔 모형인 줄로 착각했는데 진짜 코끼리라서 깜짝 놀라기도 했다.)

 

 

한 참을 걸어 올라가니 작은 호수안에서 호기심을 자극할 만한 물체를 발견했다어디선가 한국말로 이야기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한국에서 온 엄마와 아들(1학년)이 단 둘이 태국으로 자유여행을 일주일 동안 왔다고 한다. 용감하고 멋진 엄마와 씩씩한 아들이다. 준이와 그녀의 아들도 한국에서도 타 본적이 없는 신기한 기구를 타고 싶다고 조른다.

 

물위 떠 있는 커다란 고무풍선 안에 들어가서 노는 기구다. 30분 동안 공안에서 균형을 잡느라고 더운 날씨에 땀을 엄청나게 흘리고 신나게 논다.

 

배가 고파오는 것이 점심시간이 되어 간다. 간이 식당에서 간단하게 식사를 주문해서 먹는데 역시 놀이공원 안이라서 그런지 외부보다 값이 조금 비싸다. 음료수와 냉커피도 사먹으면서 열심히 다음 볼거리를 찾다가

 

팬더를 만날 수 있는 곳으로 갔다. 이 곳의 외부 날씨는 팬더에게 너무 더워서 약간 싸늘한 온도를 유지하도록 만든 실내로 들어갔는데 여기서 입장료를 지불해야 입장가능하다.  팬더가 손에 대나무 가지를 손에 들고 끊임없이 입으로 베어 물어 놓는다정말로 용맹스럽게 보이는 재규어도 보고 무서운 호랑이도 멀리서 구경하면서 쉬엄 쉬엄 걷는다.

 

다음은 새들이 사는 새공원(Bird Park)로 가는데  산속에서 자유롭게 새들이 날 수 있도록 나무 보다 더 높게 위쪽으로 눈에 띄지 않게 그물을 쳐 놓은 것 같았다.  마치 정글 속으로 헤치고 들어가는 듯 자연그대로를 살려서 새들의 천국을 만들어 놓았다난간에 앉아있는 커다란 새와 최고로 근접에서 찍은 사진! 도망가지 않고 그대로 있는 모습이 신기하기만 했다멀리 위쪽 바위에 앉아있는 빨간새(진짜 앵그리버드?)도 발견산속에서 이름을 알 수 없는 수많은 새들을 만나고 왔다.

 

내려 오는 길에 동물들 우리를 들여다 보는데 울타리에 장식되어 있는 작품이 멋지다갖가지 동물들이 어우러져 있는 모습이 평화로워 보인다내려오는 길에 있는 독특한 움막의 모습이 이국적이다무성한 잎들이 커다란 나무를 둘러싸고 있는 모습이 아주 싱싱하고 힘있어 보인다겨울이 없는 이 나라에서는 4계절 동안 늘 푸르게 끊임없이 자랄 것이다.

 

넓은 곳을 계속 걸어서 다니다 보니 다리도 많이 아프고 피곤하다. 저 위로 왔다 갔다하는 모노레일(monorail)-하룻동안 타는데 300Baht(한화로 3000원 조금 넘는 가격)-을 타고 다녔으면 덜 피곤했을 텐데 우리는 일부러 걸어서 둘러보기를 선택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우리나라의 동물원 보다는 더 자연친화적으로 꾸며놓은 동물원이란 느낌과 동물들과도 좀 더 가까이서 교감할 수 있도록 해 놓은 것도 참 좋았던 것 같다.  오랜만에 동물들과 즐겁게 하루를 지내는 준의 모습을 보면서 나의 피곤함은 뒤로 할 수 있었다.

 

나도 피곤했지만 집까지 도착해야 하는 오늘의 미션때문에 긴장을 늦출 수가 없었다.  동물원으로 올 때 처럼 썽태우를 한 번 더 갈아타야 하기 때문에 정신을 차려야 한다. 동물원 입구에서 한참을 기다리다 저녁 530분쯤 썽태우를 타고 반찬(Baan Chan)으로 향했다.

 

퇴근시간이라서 차도 막히고 오래 걸린다. 가는 길에 썽태우 옆자리 대학생에게 휴대폰을 빌려서 잘 가고 있다고 피요한테 전화도 걸었다. 거의 2시간은 걸려 도착한 것 같다.  드디어 나의 미션 완료! 엄청나게 피곤이 밀려 왔지만 내 힘으로 다녀온 동물원 여행에 대해 자신에게 박수를 보냈다. ‘잘 했어! Joy!'

 

 

 

이 글은 김은아(Joy)님이 2014년 1월 4일부터 1월 30일까지 아들 허준(June)과 태국 치앙마이에 머물며 작성한 수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