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한 대안을 찾는 사람들

공정한 대안을 찾는 사람들 [지방소멸대응] 양구탐험대 활동수기⑥: 양구에서의 추억이 생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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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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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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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구탐험대, 지정기부 발굴 프로젝트」(양구에서 일주일 살기)

 

 

<양구탐험대, 지정기부 발굴 프로젝트>를 통해 타지 청년 8명이 양구에 방문했고, 일주일간 살아보며 양구의 지역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지정기부 프로젝트를 발굴하였습니다. 청년들은 일주일간의 활동 과정과 그 속에서 느낀 다양한 생각과 느낌을 직접 작성하였습니다. 아래 내용은 직접 작성한 글을 바탕으로 조금의 편집만 이루어진 글입니다.

본 사업은 서울특별시 청년허브의 <2023 청년 미래일자리 모델 지원사업>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양구에서의 추억이 생기다

 

글, 사진: 양구탐험대 3조 김민지

‘양구 탐험대’라는 프로젝트를 다녀왔다. 일주일간 양구에 살면서 농촌 체험과 지역의 관광 명소를 다녀본 뒤 양구의 장단점을 파악하여 다른 지역의 관점으로 지역 소멸을 막기 위한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구상하는 것이 해야 할 임무였다.

 

 

 

서로를 알기 위한 시간

 

첫째 날은 양구 문화복지센터에서 자기소개를 이용한 간단한 게임을 했다. 세 개의 진실과 한 개의 거짓을 종이에 적어 어떤 것이 거짓일지 찾아내는 방식이었다. 그리고 이두희 팀장님과 신소연 코디네이터님, 이정후 주무관님의 앞으로의 일정과 목표, 양구라는 지역의 소개 등을 들었다. 


▲ 양구탐험대 첫날

이후 약식으로 회의를 한 뒤 저녁 식사를 하러 갔다. 촌구석 식당이라는 식당에 갔고, 흔히 촌에서 볼 수 있는 가정집 느낌이었다. 내부로 들어가자 큰 거실이 우릴 반겼고 마치 가정집이 아닐까 싶을 만큼 더욱 친근하게 다가왔다. 밥은 화려하지 않아도 소박하고 투박한 손맛이 느껴져 도시와는 사뭇 다른 밥상이었다.

 


 깨달음을 얻는 시간

 

▲ 임경수 대표님 강의

'이제시골' 저자 임경수 협동조합 대표님의 강의를 들었다. 흥미로웠던 이야기로 경제행위는 즐거운 일이라는 것이다. 경제행위가 나를 돕는다는 것이 특이하게 느껴졌다. 내가 하는 경제행위가 결국 상호 작용을 통해 나에게 결과로 돌아오는 것은 생각지 못한 부분이었기에 생각의 틀이 국한되지 않게 해주는 시간이었다.

일정이 다 끝난 후 불현듯이 하늘을 보았는데 까만 밤하늘에 별이 한가득 흩뿌려져 있었다. 옛날에는 하늘이 별로 빼곡했다고 하는데, 정말 가능한 일이라는 걸 새삼 느꼈다. 이 장면을 잊고 싶지 않아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으려 해보았으나 마음과는 달리 결과가 좋지 않아 가슴속에 새겨두기로 하였다. 

 

 

여러 가지 체험 활동

 

둘째 날이 밝았다. 기억에 남는 활동으로는 코티지 치즈 만들기가 인상 깊었다. 체험하면서 사장님이 하시는 말씀을 들었는데, 식초는 몸에 해로운 게 없고 자연 발효가 되게 만들어져서 노벨상을 세 번이나 수상했다고 한다. 우리 주변에 흔하게 보이는 식품이 노벨상을 받았다고 하니 사소해 보이지만 많은 덕을 누리고 살고 있다고 느꼈다.


▲ 까미노사이더리 코티지 치즈만들기

오늘 펀치볼 트래킹도 하였는데 기억에 남는 이야기가 있다. 국수가 서민들이나 가난한 사람들이 먹는다고 생각한다. 그와는 반대로 고려 때, 송나라 사신이 고려와 송나라는 주종관계기에 황제를 대신하여 오는 고려 사신에게 극진하게 대접하였고, 그것이 국수라는 것이었다. 그만큼 귀한 행사나 큰 행사가 아니었으면 국수를 접할 기회가 없었다.

일정을 마치고 입실을 했는데 방에 작은 무언가가 움직이고 있었다. 확인을 해보니 갓 올챙이에서 개구리가 되어 보이는 자그마한 개구리였다. 얼마나 작은지 내 손톱만 했다. 개구리를 잡아 밖에 풀어주었다. 자연에 들어와 있는 느낌이 다시금 들었고, 소확행이란 특별한 게 아닌 이런 것일 것이다.

 

셋째 날은 양구 마을 분들과 청년들과 한데 모여 DMO 간담회를 했다. DMO는 양구지역 관광을 활성화하는데 실제 지역 거주민과 함께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만한 정책을 시행하게끔 협업하는 사업이 DMO라고 한다. 우리의 역할은 외지인이 바라보는 관점에서 지역관광산업 활성화를 시킬 방안에 대해 어떤 게 있을지 서로의 의견을 공유하는 것이었다. 내가 냈던 의견은 양구에 오는 방문객 중에 아이가 있는 경우 아이돌봄 서비스를 설립하여 편안한 여행이 되게끔 하자는 것이었다. 또, 스탬프를 활용하여 양구에 있는 여러 곳을 돌아다니게끔 유도하고 이 외에 애견 케어 서비스까지 이것이 내가 생각해낸 3가지 방안이었다. 간담회를 하면 할수록 양구의 발전을 위해 힘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 DMO간담회에서 발표하는 우리 팀 모습

넷째 날은 수근 아트 프로젝트 대표님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기억에 남는 인터뷰 내용으로는 인형 작업자를 하시게 된 계기였다. 본인은 평범한 회사에 다니고 있었고 결혼하여 아이를 가지면서 아이에게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선물을 주고 싶었다고 하였다. 그 당시엔 지점토나, 십자수 말고는 해줄 수 있는 것이 없어 특별한 것을 찾다 보니 그것이 인형이었다. 원래의 목적은 아이에게 살아있는 듯한 인형을 선물해주는 것이었는데, 하다 보니 점차 본인이 인형을 만듦으로써 살아있음을 느꼈고 그렇게 시작하게 된 것이다. 조그마한 가게에서 인형 만들기를 하였으며, 가게를 꾸미기 위해 나무를 활용하였다. 근데 예상치 못한 사람들의 관심과 의뢰가 꾸준히 들어왔고 지금 이 자리에 있을 수 있게 되었다고 하셨다.

저녁으로는 뚝배기 짬뽕을 먹었는데 뚝배기에 짬뽕이 담겨 나와 신기했다. 정말 맛있어서 허겁지겁 먹었고 흘린 것도 모를 만큼 맛있었다. 이후 지게마을로 이동하였다. 숙소는 폐교를 개조하여 만든 것이었는데, 방 이름이 진달래반과 민들레반 등 꽃 이름을 넣어 특색있게 만든 것이 눈길을 끌었다.

 

 

 

자연의 모습

 

다섯째 날은 전날 비가 많이 왔으면 우천으로 인해 행사가 취소될 수도 있었지만, 다행히도 많이 오진 않아서 일정을 진행할 수 있었다. 아침은 시리얼로 간단하게 해결하였고, 이후 북한과의 접경지역인 두타연에 갔다. 중간중간 지뢰 위험이라는 팻말에 등골이 오싹해지기도 하였다. 길을 한참 걷던 중에 산양을 발견하였다. 생에 처음 보는 산양의 모습에 놀라웠다.


▲ 펀치볼 둘레길에서 발견한 산딸기

이후 일정으로 백자 박물관에 견학을 갔는데 옛날부터 현대까지의 백자가 다양하게 있었다. 많은 백자 사이에서 레고 모양의 백자 하나가 있었는데, 유독 귀엽게 느껴져 기억에 남는다. 이외에 알 속에서 헤엄치는 소년, 격자무늬 사과 백자, 세 명의 얼굴이 나란히 전시된 곳도 있었다. 

전시된 백자를 보다 보니 시간 가는 줄도 몰랐고, 생각보다 빨리 끝나 아쉬움이 남을 때쯤 백자 만들기를 체험하러 갔다. 여러 가지 방법이 있었지만 나는 찰흙을 길게 늘여 똬리를 트는 모양으로 찰흙을 올렸다. 이후 백토마을에서는 화구와 원리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 백토마을

이후 막국수를 먹으러 갔는데 특이하게 설탕을 넣어 먹는 것이 나에겐 취향 저격이었다. 막국수를 먹은 이후에 면수에다가 간장을 넣어 먹었는데 그것 또한 참 맛있었다.

 

 

 

아쉬움과 추억을 두고 가다.

 

여섯째 날은 아침 식사 이후 팀별 프로젝트를 만들었다. 좀 더 좋은 의견을 내고 싶었지만,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골머리를 앓고 있는 지역 주민들은 어떻게 이것을 헤쳐 나갈지 궁금했다. 내가 생각했던 의견과 팀원들이 생각했던 의견 등 여러 가지 상황에 맞게 조율하려고 했지만, 지역의 정확한 상황을 잘 모르기에 추상적인 큰 틀만 제시하는 상황인게 내심 아쉬웠다.

그리고 마지막 날이 밝았다. 식당에서 밥을 먹고 숙소에 돌아와 짐을 가지고 내려왔다. 프로젝트 마지막으로 중간 점검하고 점심을 먹었다. 얼버볶음을 먹었는데 김치랑 고기 볶음이었다. 아무래도 양구 음식이 내 입맛에 잘 맞는 것 같다. 프로젝트 마무리를 위해 인문학 박물관 2층에 모여 팀별 아이디어 구상한 것을 최종으로 발표하여 일주일 간의 여정을 마쳤다. 마무리로 수여식을 하였는데 홀가분하기도 하며 아쉬움도 남고, 뭔가 복잡 미묘한 여러 감정이 들었다. 앞으로 또 올 기회가 있다면 언제든지 다시 한 번 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