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한 대안을 찾는 사람들

공정한 대안을 찾는 사람들 [지방소멸대응] 양구탐험대 활동 수기 ② : 양구 사람들과 함께한 따뜻한 일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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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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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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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구탐험대, 지정기부 발굴 프로젝트」(양구에서 일주일 살기)

<양구탐험대, 지정기부 발굴 프로젝트>를 통해 타지 청년 8명이 양구에 방문했고, 일주일간 살아보며 양구의 지역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지정기부 프로젝트를 발굴하였습니다. 청년들은 일주일간의 활동 과정과 그 속에서 느낀 다양한 생각과 느낌을 직접 작성하였습니다. 아래 내용은 직접 작성한 글을 바탕으로 조금의 편집만 이루어진 글입니다.

본 사업은 서울특별시 청년허브의 <2023 청년 미래일자리 모델 지원사업>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양구 사람들과 함께한 따듯한 일주일

 

글, 사진: 양구탐험대 1조 김은성

양구에서의 일주일. 장점과 단점이 모두 극명하게 느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양구의 잘 보존된 자연은 맑은 공기와 눈이 시원해지는 자연경관을 보여줍니다. 일상을 벗어나 여유로운 시골에서 생활하니 몸과 마음이 환기되는 기분이었습니다. 시골 특유의 여유로움은 제 마음마저 여유를 가지게 하고 느려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것 같았습니다. 만나 뵈었던 주민들도 누구 하나 급해 보이지 않는 것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

 

 

 

'시골'의 매력이 아닌, '양구'만의 매력

 

양구에는 도시에서는 체험할 수 없는 자연 친화적 체험 및 문화생활이 가능합니다. 지역의 특징을 잘 살린 농촌체험마을이 여러 가지 형성 되어있고, 군사지역이긴 하지만 DMZ 관련 관광과 트레킹이 가능한 점이 가장 지역 특성을 잘 살린 것 같습니다. 그 외 박수근 미술관, 백자 박물관 등 여러 문화 관광이 가능한 점이 방문객에게는 선택의 옵션이 많아서 좋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장점이 단점이 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자연이 잘 보존된 만큼 지역이 발달하지 않아 편의시설이 많이 없고 읍내에만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발달하지 않은 만큼 교통도 발달하지 않아 읍내에서 조금만 떨어져도 외곽에서는 대중교통 이용을 포기해야 하는 수준이었습니다.

마을 주민분들의 여유로움은 좋았지만, 그 때문인지 양구의 이점만 바라보며 마냥 낙천적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양구에는 즐길 수 있는 관광지 혹은 문화공간은 많지만, 이것 모두 일회성 체험으로 재방문하기엔 아쉬움이 남는 것 같습니다. 트레킹, 백자 체험, 미술관, 한반도 섬 등 관광지 대부분이 그랬으며, 한 관광지의 컨셉이나 내용이 크게 바뀌기 어려운 특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지속해 방문할 이유가 크게 없다고 느꼈습니다.

그렇다면, 항상 새로운 관광객을 유치해야 하는데 홍보와 마케팅에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하며 먼 지방 사람들도 관심 가지고 방문하게 만들만한 ‘시골’의 관광상품 말고 ‘양구’의 관광상품이 필요할 것입니다.

 

 

 

양구에 사는 다양한 사람들

 

저는 개인적으로 양구 탐험대 프로젝트 내 인터뷰 외 우연히 얘기를 나누게 된 주민들이 기억에 더 남는 것 같습니다. 첫 번째로 두무산촌마을에 사무장님이 기억에 남습니다. 중국인이었으며, 한국에 사신 지 15년정도 되신 분이었습니다. 말씀을 너무 재밌게 잘하시고 중국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보니 잘 설명해 주시기도 하며 이야기가 잘 통해서 잠깐이었지만 즐거운 대화였습니다.

또 다른 분은 양구군청 근처 카페 사장님이었습니다. 카페 ’오롯이무드’라는 곳이었는데 원래 다른 지역에 살다가 양구에 부모님과 함께하고자 오셨다고 하셨는데 오게 된 과정이나 카페 창업 이야기에 대해 자세히 들으면 재밌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다른 곳에서 살고 다른 일을 하다 오신 분들이라 타지역과 비교해서 장단점을 더 잘 알고 계실 것이고, 주거지를 옮기는 결심에 어떤 부분이 큰 역할을 하였는지가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그분들의 다채로운 경험과 생각을 들어볼 수 없어 아쉬웠지만 타지에서 양구로 삶의 터전을 옮겨 무언가 새롭게 일구고 계신 분들 덕분에 양구가 조금씩 발전되고 새로운 문화를 받아들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프로젝트 일정에서 만나 뵈었던 분 중에는 까미노사이더리 대표님들양구군청 소속의 이정후 주무관님이 가장 인상 깊습니다. 양구의 사과 농장에서 버려지는 B급 사과를 사들여 여러 가지 상품을 만드시는데, 못난이 농산물 사업을 가까이서 들여다본 것이 처음이라 현장학습을 나온 기분이었습니다. 직접 사과를 따보고 상품을 구별하는 등의 직접적인 체험은 못했지만 어떤 식으로 못난이 사과를 구입하는지, 상품 개발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셨는지 등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대표님들은 대부분의 삶을 서울에서 보내셨는데 처음에 양구에서 오셔서 적응하고 정착하는 과정이 수월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도 해주셨습니다. 타지 사람이 양구에 정착해 겪었던 고충과 청년기가 지난 나이에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다른 삶을 꾸려나가는 인생 선배의 이야기 같은 다양한 이야기가 흥미로웠습니다. 무엇보다 너무나 반갑고 친절하게 맞이해 주시는 모습에 제 마음이 다 따뜻해져서 또 뵙고 싶은 마음입니다.

‘양구 탐험대’로 양구에 대해 고민하는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는 점에 너무 좋아해 주시고 조금이라도 더 도움이 되려 노력해 주셔서 저도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에 양구에 대해 고민을 더 많이 한 것 같습니다.

 

 

양구군청의 이정후 주무관님은 인간적으로도 프로젝트 면에서도 많은 인상을 남겨주신 분입니다. 속이 깊으시면서 열정적이고 말 한마디도 친절히 건네는 배려심을 갖고 계신 것 같습니다. 일주일 동안 거의 매일 오셔서 저희를 챙겨주고 애정 어린 도움을 많이 주셨습니다. 그만큼 양구를 사랑하고 이 프로젝트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계신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특히 제가 있던 조는 주무관님과 인터뷰할 수 있는 시간이 있어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주무관님과 양구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앞으로의 발전 방향을 토론하고 이런저런 질문도 드리며 주무관님의 개인적인 의견도 들어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예상보다 더 많은 관심으로 양구의 모든 부분을 신경 쓰신다는 생각이 들었고 정말 자신의 지역을 사랑하는 마음이 느껴져 대단하다는 생각을 여러 번 한 것 같습니다. 프로젝트 마지막엔 참가자 모두에게 직접 손 편지를 써주셨는데 참가자 모두를 한 명 한 명 기억하시고 편지를 쓰신 게 느껴져서 양구의 일주일의 추억을 더 깊게 새길 수 있었습니다.

힘든 부분도 있었고 좋았던 부분도 있었던 프로젝트였습니다. 개인적인 배움과 호기심이 주된 참가 목적이었는데, 더 많은 것을 얻게 되어 후회되지 않는 일주일이었습니다.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던 참가자분들, 저희를 인도하시느라 고생하신 신소연 코디네이터님과 이런 기회를 만들어 주신 다양한 관계자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으로 추억을 회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