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한 대안을 찾는 사람들

공정한 대안을 찾는 사람들 [기획글] '먹는 곳'으로 변한 지역, 푸디피케이션의 도래
  • 공감만세
  • 2025-10-10
  • 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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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곳'으로 변한 지역, 푸디피케이션의 도래

 

글/사진_황가람 코디네이터

편집_황가람 코디네이터

 

 

여러분은 여행에 있어서 어떤 것을 가장 기대하시나요? 저는 여행을 떠올리면 '맛있겠다!'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만큼 먹거리를 가장 기대하며 갑니다! 여행 중 먹게 될 색다르고, 맛있는 음식을 기대하는 사람은 저 뿐만이 아닌 듯 한데요.

넷플릭스 '흑백요리사'나 '케이팝데몬헌터스' 같은 콘텐츠가 전 세계에서 반향을 일으키며 한식 검색량이 급증했고, 이를 위해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도 점점 더 많아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단순한 한 끼를 넘어 셰프와 동행하는 기행, 호텔 레스토랑을 목적지로 삼는 여행, 웰니스와 결합한 F&B 체험 등 관광과 음식의 경계는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한국관광공사도 2025 관광 트렌드 중 하나로 ‘미식여행’을 선정했을 정도죠.

 

▲ 한국 미식여행 관련 이미지 (©클립아트코리아)

 

하지만 미식여행의 확산은 또 다른 그림자를 남기기도 합니다. 관광지 상권이 점차 카페·레스토랑·디저트 가게 등 F&B 업종 위주로 재편되고, 서점·세탁소·철물점·문구점 같은 생활형 업종이 빠르게 줄어드는 현상이죠. 이를 푸디피케이션(foodification)이라고 부릅니다. 관광화(tourification)의 한 갈래로, 도시나 마을이 ‘먹는 경험 중심의 거리’로 단순화되는 현상입니다.

대표적인 예가 스페인 세비야의 역사도심입니다. 연구에 따르면 지난 15년간 이 지역의 점포 절반 이상이 업종을 바꾸었고, 그중 가장 두드러진 건 F&B 업종의 폭발적 증가였습니다. 음식점과 카페는 76곳에서 158곳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났지만, 서점·세탁소·철물점 등 생활형 가게는 반토막이 났습니다. 거리 풍경도 달라졌습니다. 전통 타파스 바는 ‘가스트로 바’로, 레스토랑은 아이스크림 전문점으로 변신했고, 글로벌 프랜차이즈와 영어 간판이 줄지어 들어서면서 결국 “어디서나 본 듯한 거리”가 되어버린 것이죠. 주민을 위한 상권은 사라지고, 도심은 점차 ‘사는 곳’이 아니라 ‘먹는 곳’으로 기울어갔습니다. 이 변화는 관광객이 몰리는 구간일수록 더 가속화되었고, 생활 다양성을 지탱하던 골목은 점점 축소되었습니다.
 

▲ 세비야 상권 변화 (©Ruiz Romera et al., “Making the City Uninhabitable. The Impacts of Touristification on the Commercial Environment,” Cities (2025))


그렇다고 미식여행이 나쁘다고 할 수 있을까요? 그럴 수는 없을 것 입니다. 중요한 건, 여행지의 음식 경험이 지역문화와 일상, 경제 모두를 지켜내며 공존할 수 있도록 균형을 찾는 것입니다. 관광 트렌드로서 미식여행은 지역 이미지와 경제 활성화에 큰 힘을 발휘하지만, 푸디피케이션이 심화되면 주민들의 생활 기반과 공간 다양성이 위협받게 됩니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지역 중심의 미식여행 전략이 필요할 것입니다. 

우선 기본적으로 로컬 식재료와 전통 조리법 유지가 중요할 것 입니다. 지역에서 재배·생산한 농수산물을 활용해, 관광객에게 그곳만의 고유한 맛을 경험하게 하는 것이죠. 두 번째로 생활형 업종과 공존하는 상권을 구성하여 카페나 레스토랑만 늘리는 대신 서점, 수공예 공방, 일상편의점 등도 유지해 방문객이 지역의 ‘생활’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세 번째로 셰프와 주민이 함께하는 요리 클래스나 마을 축제와 같이 주민 참여형 미식관광 기획을 통해 관광객들과 주민들을 연결시키고, 지역공동체를 연결하는 방법이 있을 것 입니다. .

결국 미식여행은 맛뿐만 아니라 이야기와 일상성을 담아야 지역의 매력을 오래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음식을 소비하고 떠나는 형태가 아니라, 지역에 흥미를 갖게 하고, 지역과 관계를 맺는 매개로서 활용하는 것이 지속가능한 미식여행이 나아가야할 방향이지 않을까요? 
 

▲ 미식여행 관련 이미지 (©클립아트코리아)
 

 

출처:
1) https://tambang.kr/article/?idx=167384023&bmode=view
2) 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pii/S0264275125003804
3) https://www.welt.de/iconist/essen-und-trinken/article68e4b3a1453c0752a42dede4/foodification-wenn-der-fresstourismus-zur-plage-wird.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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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지속가능관광지방정부협의회 사무국으로 활동하며, 지속가능한 관광 산업을 통한 인구 및 지역소멸 문제 해소 방안에 관한 활동도 이어 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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