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섦을 통해 배우다, DB 드림빅 장학생 필리핀 공정여행②
글/사진_이두희 선임
편집_황가람 전임
사회적가치를 기반으로 개인과 사회, 지역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하는 사회적기업 (주)공감만세!
공감만세는 오랜 시간 청소년 여행학교를 이어오며 여행이 낯선 지역과 관계를 맺고 스스로를 돌아보는 배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해왔는데요. 정해진 답 대신 다양한 경험을 통해 자신의 가능성을 넓혀가도록 돕는 DB드림빅 장학사업의 방향은 이러한 공감만세의 문제의식과 맞닿아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 여름, DB드림빅 2기 장학생들과 함께하는 필리핀 해외봉사를 다녀왔습니다. 단순한 관광이 아닌 홈스테이와 봉사활동, 지역 주민·학생들과의 교류를 통해 장학생들이 현지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보고, 그 경험 속에서 스스로를 돌아보며 성장할 수 있도록 설계된 공정여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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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앙안 초등학교 교육봉사 모습1 (©공감만세)
이푸가오 키앙안, 계단식 논에서 흘린 땀
3, 4일차에는 이푸가오에서는 본격적인 활동이 시작됐습니다. 현지 파트너 SITMo의 오리엔테이션을 통해 이푸가오와 키앙안, 그리고 계단식 논이 어떤 곳인지 먼저 배웠는데요. 이어 트라이시클을 타고 나가카단으로 이동해 곧바로 계단식 논 봉사활동에 나섰습니다.
이번 봉사활동은 '핑콜(Pingkol)'이라 불리는 이푸가오의 전통 농법을 체험하는 활동이었습니다. 핑콜은 추수를 마친 뒤 다음 파종을 준비하는 약 두 달의 휴한기 동안, 볏짚과 수초 등 논에서 나온 식물 잔해를 둥글게 쌓아 채소를 심는 흙 둔덕을 만드는 작업인데요. 이렇게 기른 채소는 별도의 먹거리가 되고, 수확 후에는 다시 논에 갈아엎어져 천연 비료가 됩니다. 계단식 논이 생겨난 것만큼이나 오래된 지혜라고 하는데, 최근에는 이모작 농법의 확산과 외래종의 유입으로 점점 사라져가고 있는 전통이기도 합니다. 참가자들은 추수가 끝난 논에 들어가 진흙에 발이 푹푹 빠지는 걸 온몸으로 느끼며 핑콜을 만들었습니다. 힘든 만큼 이푸가오 사람들이 오랜 시간 지켜온 지혜를 몸으로 배우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농사는 쉬운 게 아니란 걸 느꼈다.
쌀, 뭐 그냥 심으면 되는 거 아냐? 밥 남겨도 뭐 어때 했던 날을 반성했다.
그리고 선생님들이 “농부들이 피땀 흘리게 만든 걸 왜 다 버려! 다 먹어!”라고 하실 때 짜증 났었는데,
무슨 뜻인지 알았던 것 같다.
농부님...! 밥 잘 먹을게요!!”
- DB 드림빅 2기 해외봉사 참가 장학생 일기 中 -
“오늘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이푸가오 계단식 논을 방문했다.
직접 보니 사진보다 훨씬 넓고 아름다웠다.
오랜 시간 사람들의 노력으로 만들어졌다는 이야기를 듣고 감탄하였다.
자연과 사람이 함께 만든 소중한 문화유산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잊지 못할 하루였다.”
- DB 드림빅 2기 해외봉사 참가 장학생 일기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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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가카단 계단식 논 복원 모습1 (©공감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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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가카단 계단식 논 복원 모습2 (©공감만세)
봉사활동을 마친 뒤에는 나가카단 오픈에어뮤지엄을 둘러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저녁에는 조별 워크숍이 이어져, 하루 동안의 땀과 생각을 일기로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오늘 아침부터 햇빛이 쨍쨍했다.
날씨 탓에 밖으로 나가자 마자 힘들었지만 조금 더 열심히 하자는 생각으로 계단식 논을 갔다.
진흙을 뚫고 지나가면서 신발이 더러진다는 생각에 신경이 쓰였지만 어쩐지 그것마저도 행복했다.
예전에는 너무 하기 싫었을 텐데 이번 캠프 활동은 추억과 경험이 되어서 오히려 힘든 것보단 즐거웠다.
일을 다 끝마친 후 계곡에서 씻으면서 놀기도 하고, 오픈 에어뮤지엄도 방문해보고, 힘들었지만 행복한 하루였다.”
- DB 드림빅 2기 해외봉사 참가 장학생 일기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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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가카단 계단식 논 복원 모습3 (©공감만세)
축제와 교류로 채운 키앙안의 시간
이어서 다음날에는 나가카단에서 열린 이푸가오 추수감사제 'Bakle Ad Nagacadan'에 참여하며 지역 고유의 전통을 가까이서 지켜보고, 참여해보았습니다. 낯설어 하던 모습도 잠시, 전통 방식으로 떡을 만들고, 함께 춤을 추고, 음식을 나누는 과정에 함께하며 장학생들은 어느새 지역과 어우러진 모습이었습니다.
“오늘은 계단식 논 쪽으로 가서 전통 추수감사제에 참여했다.
처음에는 ”이게 뭐지“ 싶기도 하고 이해가 안 됐다. 그런데 계속 보다 보니까 재미있기도 하고,
중간에 떡을 만들어 보는 체험을 하고 먹어볼 수 있게 떡을 나누어줬는데
내 입맛에는 안 맞았지만 사람들에겐 예의라고 생각하고 다 먹었다.
그러다 와중 춤도 같이 추게 되었고 그 후에 밥도 먹고 그러다 보니까 시간이 후다닥 지나가있었다. “
- DB 드림빅 2기 해외봉사 참가 장학생 일기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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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앙안 추수감사제 행사 참여 모습 (©공감만세)
그리고 이어진 키앙안 초등학교에서의 문화교류 시간은 이번 여정에서 가장 즐거운 순간 중 하나로 남았는데요. 참가자들은 현지 학생들에게 리코더를 가르쳐주고, 함께 한글 비즈팔찌를 만들었습니다. 이어서는 드라마 '오징어게임'에 나왔던 놀이들을 함께하며 신나게 어울렸는데, 현지 학생들이 무척 좋아해준 만큼 우리 장학생들에게도 가장 즐거웠던 시간으로 꼽혔습니다. 저녁에는 이푸가오 전통 공연을 관람하고, 함께 전통 춤을 배우고 춰보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키앙안 지역 사람들과 어느 때보다 깊이 교류하는 하루였습니다!
“오늘은 키앙안 초등학교에 가서 교육을 하는 봉사활동을 해봤다.
살면서 처음 했던 봉사활동이었지만 그래도 생각보다 잘했던 거 같았다.
산만하고 사람이 많은 걸 좋아하지 않는데 뭔가 아이들이 가르쳐준 걸 잘 배운 걸 보니 뿌듯하고 보람 있었다.
다른 DB장학생들도 꼭 했으면 하는 활동이다.”
- DB 드림빅 2기 해외봉사 참가 장학생 일기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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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앙안 초등학교 교육봉사 모습2 (©공감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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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앙안 초등학교 교육봉사 모습3 (©공감만세)
▲ 키앙안 초등학교 교육봉사 모습4 (©공감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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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앙안 초등학교 교육봉사 모습5 (©공감만세)
다구판에서 돌아보는 시간
이푸가오에서의 일정을 마친 봉사단은 장시간 버스로 이동해 다구판 시티로 향했습니다. 저녁에는 오랜만에 한식당에서 삼겹살로 든든한 한 끼를 나눴는데요. 리조트에서는 "필리핀 해외봉사 전체 돌아보기"를 주제로 워크숍이 진행되며, 참가자들은 지난 며칠간의 여정을 하나씩 되짚어봤습니다. 이어서 카발레얀 코브 리조트에서 온전히 쉬어가는 하루를 가지며, 물놀이와 휴식으로 그동안의 여정을 다독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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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구판 일기 발표 모습 (©공감만세)
다시 마닐라, 그리고 서울로
이후 봉사단은 마닐라로 이동해 몰 오브 아시아를 자유롭게 둘러보며 필리핀에서의 마지막 시간을 보낸 뒤, 무사히 인천공항으로 돌아오며 8박 9일간의 여정을 마무리했습니다. 마닐라의 화려함과 그늘, 그 속에서 주민들이 하나되어 활동하는 바세코의 모습, 이푸가오 계단식 논에서 흘린 땀, 그리고 몰라보게 넓어진 마음까지. DB드림빅 2기 장학생들은 이번 필리핀 해외봉사를 통해 낯선 세계를 마주했고, 그 낯섦은 결국 자신과 주변을 더 깊이 이해하는 배움으로 남았습니다. 공감만세는 앞으로도 DB드림빅 장학생들이 세계와 관계 맺고, 받은 것을 나눌 줄 아는 사람으로 성장해가는 여정을 계속 응원하고 지원하겠습니다.
"도움을 주러 왔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제가 더 많은 것을 배우고 가는 것 같아요.
홈스테이에서는 낯선 저희를 가족처럼 따뜻하게 대해주셨고,
바세코 마을에서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서로를 챙기며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셨고...
이푸가오에서 초등학교 학생들과 함께할 때는 작은 것에도 크게 웃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행복이 꼭 많은 것을 가지고 있어야만 느낄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생각하게 됐어요.
서로 다른 환경에서 살아왔지만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느끼는 마음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아요
그리고 생각보다 나는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하고 먼저 다가갈 수 있는 사람이에요!!
평소에는 먼저 말을 걸거나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것을 어려워하는 편이라서
낯선 환경과 처음 만나는 사람들 사이에서 잘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도 많았는데,
막상 직접 부딪혀보니 생각보다 빠르게 적응했고 또 사람들과 대화하고 함께 활동하는 과정도 즐길 수 있었어요!
언어와 문화가 달라도 웃음이나 작은 행동만으로 충분히 마음을 나눌 수 있다는 걸 느꼈고,
또 힘든 상황에서도 끝까지 해낼 수 있는 힘이 저에게 있다는 걸 알았어요.
- DB 드림빅 2기 해외봉사 참가 장학생 설문조사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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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B김준기문화재단 드림빅 2기 해외봉사 모습 (©공감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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