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집에서 지역활성화의 가능성을 발견하다? 해외 빈집 정책 소개
글/사진_황가람 코디네이터
편집_황가람 코디네이터
도시의 외곽, 시골의 골목길, 한때 사람들의 일상과 숨결이 오갔던 집들이 지금은 텅 빈 채로 방치되어 있는 모습이 흔하게 보이는 요즘이죠. 한국 사회는 빠른 고령화와 지방소멸 위기를 겪으며 전국 곳곳에 사용되지 않고 방치된 빈집이 급격히 늘고 있습니다.
이러한 빈집 문제는 국경을 넘는 글로벌 이슈가 되고 있는데요. 고령화, 저출생, 도시 집중화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사람이 떠난 공간이 늘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몇몇 국가는 이러한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방치된 공간을 다시 쓰고, 사람이 다시 머무르게 하며, 마을과 도시의 삶을 재구성해 나가는 사례들이 늘고 있는 것이죠. 이번 글에서는 일본, 이탈리아, 미국의 대표적인 빈집 정책과 지역 재생 사례를 소개해 보려 합니다!
일본 – 아키야 뱅크와 지역 커뮤니티 재건
▲아키아뱅크 홈페이지(©아키아뱅크 홈페이지)
일본은 전국적으로 약 849만 채의 빈집(아키야, 空き家)이 존재하며, 이는 전체 주택의 약 13.8%에 달합니다. 특히 농산어촌과 지방 중소도시에서는 인구 고령화와 청년 유출로 인해 빈집이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이에 일본 정부와 지자체는 ‘아키야 뱅크(Akiya Bank)’라는 온라인 플랫폼을 운영하며 빈집 정보를 공개하고, 리모델링 조건을 붙여 저렴하게 매각하거나 임대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죠.
대표적인 성공 사례 중 하나는 시마네현 오다시입니다. 이곳에서는 지역 주민, 마을 공동체, 외부 청년들이 협력해 빈집을 게스트하우스, 공방, 카페 등으로 리모델링하였고, 지금은 "1년에 한 채씩 다시 불이 들어오는 마을"로 회자될 만큼 생기를 회복하고 있습니다. 빈집을 중심으로 지역의 삶과 경제, 공동체가 다시 연결된 것이죠!
이탈리아 – 1유로 주택, 삼부카 디 시칠리아의 실험
▲삼부카 디 시칠리아 1유로 하우스 관련 이미지(©make it 유튜브 채널)
이탈리아 남부 시칠리아섬의 작은 마을 삼부카 디 시칠리아(Sambuca di Sicilia)는 인구 유출로 텅 비어가던 골목에 다시 사람들이 모이게 한 ‘1유로 하우스(1 Euro House)’ 정책의 대표 주자입니다. ‘1유로 하우스’ 정책은 낡은 빈집을 1유로라는 상징적인 가격에 판매하되, 구매자는 구입 후 3년 안에 반드시 집을 고쳐서 실거주하거나 세컨드 하우스 혹은 상업적 용도로 등록해야하죠. 이를 통해 지역 주민을 유치하거나, 지역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는 것이죠.
이 마을은 미국, 프랑스, 아랍에미리트 등 세계 각지의 구매자들이 유입되면서 활기를 되찾았고, 90채 이상의 빈집이 리모델링되어 부티크 숙소, 문화 공간, 커뮤니티 카페 등으로 탈바꿈했습니다. 삼부카는 단지 관광지를 넘어 ‘빈집이 지역 회복의 자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국제사회에 증명해 낸 사례이죠!
미국 – 디트로이트의 대규모 철거와 커뮤니티 정원
▲Atkinson Street 빈집 재활용 전후(©디트로이트시 홈페이지)
산업쇠퇴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미국 디트로이트는 한때 빈집이 10만 채에 이르는 심각한 상태였습니다. 이에 디트로이트시는 2014년부터 ‘블라이트 제거 프로그램(Blight Removal Program)’을 가동해 2023년까지 약 4만 채 이상의 빈집을 철거했고, 이 중 일부 필지는 커뮤니티 정원, 도시 텃밭, 미니 공원 등으로 재활용되었습니다.
또한, 일부 민간 단체와 비영리기관은 철거 대신 리노베이션을 선택해 청년 창업 공간, 저소득층 임대주택, 지역 미디어 스튜디오 등으로 활용하기도 했는데요. 이처럼 미국은 ‘철거’와 ‘재생’을 병행하며 도시 환경을 개선하고, 시민의 삶과 연계된 실용적인 방향으로 빈집 정책을 확장해나가고 있습니다.
▲빈집 문제 관련 이미지(©클립아트코리아)
위와 같은 해외 빈집 정책들은 단순한 공간 정비가 아닌, 빈집을 통한 관계 회복, 지역 회생, 사람과 사람의 연결이라는 본질적 가치를 함께 담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지난 5월 1일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 등 4개 부처가 협력하여 '범정부 빈집 관리 종합계획'에 대해 발표한 바 있는데요. 한국에서도 빈집 문제가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미치고 있는 만큼 한국 정부는 빈집을 지역재생 자원으로 전환하는 포괄적인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지역의 자존, 자립, 자주를 미션으로 하고 있는 공감만세 역시 일본 히로시마현 진세키고원군에서 방치된 빈집을 리모델링하여 ‘시이노모리 Stay’라는 스테이호텔로 재탄생시키는 실험을 진행 중인데요. 단순한 숙박업이 아닌, 마을과의 교류, 지역 문화 체험, 지속가능관광의 거점으로 활용되며, 빈집이 어떻게 다시 ‘사람이 머무는 공간’으로 살아날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죠.
해외의 빈집 재생 사례는 공감만세가 추구하는 지속가능한 지역의 가능성을 다시금 확인하게 합니다. 공감만세는 앞으로도 이러한 국내외 사례를 연구하고, 현장에 적용하며, 우리의 지역들이 다시 활기를 되찾을 수 있게 하는 사업을 이어가겠습니다! 앞으로 공감만세의 행보에도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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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기업 ㈜공감만세는 지역 문제 해결과 지역 활성화를 돕는 대안을 발굴 및 실행합니다. 지속가능관광, 고향사랑기부제 키워드로 국내외연수, 연구&컨설팅, 생활인구 증대 사업, 지역관광추진조직(DMO) 운영, 국제교류 등 다양한 방식을 시도합니다.
더불어 지속가능관광지방정부협의회 사무국으로 활동하며, 지속가능한 관광 산업을 통한 인구 및 지역소멸 문제 해소 방안에 관한 활동도 이어 오고 있습니다.문의) 070-7588-1685